[중국사]원교근공 외교전략의 '범수'
역사 혹은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다면 '원교근공'이란 유명한 외교모략에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먼 국가와는 화친을 맺고 가까운 국가는 공격한다.'는 뜻으로 적도 아군도 없는 난전의 고대사를 비롯한 여러 시대에서 기본이 되는 외교전략으로서 이 외교모략이 어떤 배경에서 누구로부터 나왔고, 그 인물은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1. 모함을 받다.
진나라가 전국을 통일하기 전 7개 국가가 치열하게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전국시대,
그 중 범수는 위나라 출신으로, 위나라 왕을 섬기고 싶어했으나 가난하여 우선 '수가'라는 위나라 중신의 밑에서 그를 섬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수가가 사신의 임무를 띠고 제나라로가 몇 개월을 머물렀으나 제나라 왕으로부터 어떠한 화답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못을 주머니에 넣으면 그 티가 나듯이 뛰어난 자도 어딜가면 그 티가 난다고, 바로 범수가 그러했으니 비록 평범한 직책으로 왕의 신하나 수행하는 직분이었지만 제나라 왕은 수가를 뒤따라온 그가 뛰어난 달변과 재능을 갖고있음을 일찍이 알아채어 많은 양의 재물을 하사했으나 범수는 거절했다.
하지만 거절했음에도 상관인 수가에게는 그 모습이 달리보였으니 수가는 오히려 범수가 제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귀국 후, 수가는 위나라 재상인 '위제'에게 범수의 일을 보고하니, 이에 분노한 위제는 바로 범수를 잡아들였다.
내통자에게는 지금이나 과거에나 자비가 없었다.
한순간에 내통자로 몰린 범수는 모진 매질로 갈비뼈와 이빨이 부러지는 상황 속에서 버티다못해 죽은척을 하게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죽은 척을 하여, 그제서야 위제도 진짜 죽었다싶어 매질을 그만두고 범수를 변소에 갖다 쳐박아버렸다.
하지만 치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윽고 술에 취한 자들이 국가에 해를 끼친 자들에게 경고한답시고 범수에게 볼일을 보기 시작했고 그의 상관 '수가' 역시 시원하게 볼일을 보게 된다.
그러나 숨이 간신히 붙어있던 범수는 간수를 후한 보상으로 매수했고 이에 간수가 죽은 범수를 내다버리겠다 청하니, 재상 위제는 배반자에게 마지막까지 치욕을 안겨주겠다는 마음으로 범수의 시체를 짐승들에게 뜯어먹히도록 밖에다 버릴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죽음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범수는 '장록'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은둔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2. 위나라를 탈출하다.
하지만 버티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는 말이 있듯이, 바로 범수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위나라의 이웃이면서 강력한 진나라에서 위나라로 '왕계'라는 사신을 보낸 것이고, 범수의 친구이자 도망친 범수를 도와준 '정안평'이라는 자가 사졸로 위장해 왕계를 보좌하는 임무를 맡는 중, 왕계가 정안평에게 물었다.
"나를 따라 진나라로 들어가 유세할 선비가 위나라에 있는가?"
"저희 집에 장록이라는 선생이 있는데 대감을 뵙고 싶어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밤에 나와 함께 만나도록 하자."
그렇게 왕계는 범수를 만나게되었고 범수가 뛰어난 인물임을 알아챈 왕계는 즉시 범수와 비밀리에 모의하여 진나라로 탈출한다.
하지만 진나라는 외국의 유세객들을 극도록 꺼려하는 분위기였으니,
바로 당시 진나라 임금인 '소양왕' 대신 그의 외척 세력인 소양왕의 어머니 '선태후'와 태후의 동생이자 재상인 '양후'가 실권을 쥐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그들은 외부세력이 들어와 자신들의 권력을 해치는 것을 원치 않았고 소양왕 역시 양후로 인해 많은 형제들 중에서 지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에 어깨를 펴기 쉽지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범수가 진나라로 순탄하게 가는 도중 한 차례 위기를 만나게 되는데, 기병대를 끼고 이동하는 신원미상의 수레와 맞닥뜨린 것이었다.
범수가 왕계에게 물었다.
"저 수레에는 누가 타있습니까?"
"진나라의 재상 양후가 순찰하고 있는 중입니다."
"양후가 진나라의 권력을 독차지하고 있고 외부인을 싫어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잠시 수레에 숨어있겠습니다."
잠시 후, 양후가 왕계에게 다가와 물었다.
"선생께서 혹시 다른 나라의 유세객을 데리고 오신게 아닌지요? 그들은 나라나 어지럽히는 쓸모없는 존재입니다."
"제가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양후는 왕계의 대답에 안심한듯 떠났고 범수가 말했다.
"양후는 똑똑한 인물이라 들었는데, 수레에 사람이 있음을 의심하고서도 확인하지 않으니 굼뜬 면이 있는 인물이군요."
그리고 수레에서 내리며 이르길,
"양후는 틀림없이 후회할 것입니다."
하지만 양후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 떠난 후 얼마지나지 않아 기병대를 보내 왕계의 수레를 수색하게했고 수레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기병대는 다시 돌아갔다.
그렇게 범수는 진나라 수도 '함양'으로 무사히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3. 원교근공을 설파하다.
그 후 왕계는 소양왕에게 위나라에서의 일을 보고하고 범수의 뛰어난 재능을 설파하여 그를 만나볼 것을 청하나 소양왕 역시 외부인들을 혐오했기에 1년이 넘도록 범수를 만나주지 않았다.
그저 기다릴 수만 없던 범수는 급기야 소양왕에게 편지 한장을 쓰게 된다.
"저는 미천한 신분이나 천하의 보물들도 흙에서 생겨나 뛰어난 장인들도 처음에 그것을 몰라보고 외면했으나 결국 천하의 보배가 되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임금에게 버려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훌륭한 의사는 병자가 죽을지 살지를 알고 있으며, 성군은 일의 성패에 밝아 이득이되면 행하고 손해가되면 버리고 의심스러우면 조심스레 시험합니다. 이는 절대적으로 바뀌지 않는 원칙입니다.
제 말이 가치가 없다면 듣지 않으시면 그만이고 원컨대 대왕께서 남는 시간을 저에게 조금이라도 써주시어 알현케할 기회를 주십시오. 한 마디말로 대왕을 움직이지 못하면 죽음을 달게 받겠습니다."
범수의 죽음을 각오한 편지에 결국 소양왕도 범수를 만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힘들게 힘들게 소양왕의 부름을 받고 궁궐로 들어온 범수는 이내 엉뚱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복도에서 길을 잃어버린체, 후궁들이 머무르는 곳으로 들어가려는 한편, 소양왕이 들어왔다는 신하들의 신호에도 범수는
"진나라에는 오직 태후와 양후밖에 없다들었는데 무슨 왕이 있단 말이오!"
라며 큰 소리로 외칠 뿐이었다. 이내 소양왕이 범수에게 다가가 말했다.
"과인이 오래전에 선생을 뵜어야했는데 국가의 급한일이 있어 태후의 지시를 받을일이 많았으므로 그러지 못했소. 어리석은 과인이 감히 가르침을 청합니다."
소양왕이 좌우 사람들을 모두 물리치니 궁궐에는 소양왕과 범수 단 둘만 남게되었고 소양왕이 정중하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과인에게 가르칠 것이 있다 하였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선생께서는 과인에게 가르칠 것이 있다하지 않았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범수의 알 수 없는 대답에도 소양왕은 예를 갖춰 가르침을 청하길 세 번이나 반복했고 그때마다 범수는 "그렇습니다."를 반복할 뿐이었다. 다시 소양왕이 예를 갖춰 물었다.
"선생께서는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그제서야 범수는 그제서야 제대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옛날 강태공은 낚시나 하는 인물로 주나라 문왕과 어떠한 관계도 없었으나 끝내 주문왕은 강태공을 등용해 천하를 잡을 수 있었으니, 아무 관계없던 그들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강태공의 말에 깊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는 떠돌이 신세로 대왕과 관계가 소원했으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바 역시 대왕의 일을 돕거나 인척 관련된 큰 일들이기에 바로 말씀드리고 싶었으나 왕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이 추궁하듯 물으셔도 제가 답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저는 오늘 대왕의 면전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죽게되더라도 감히 피하지 않을 것이며 죽게되더라도 국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된다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선생께서는 어찌 그런말을 하시오! 진나라는 변방의 국가로 선생께서 오신 것은 하늘이 저를 구제키 위함입니다. 위로는 태후부터 아래로는 대신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선생의 가르침을 받들고자 하니 선생께서는 저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이윽고 범수가 소양왕에게 절을 올리자 소양왕도 맞절로 화답했다. 그리고 범수가 말했다.
"진나라는 천하의 요새로서 나아가 공격하기도 쉽고 불리할때 수비하기도 아주 좋은 곳으로 가히 왕업의 땅입니다. 또한 백성들은 국가간에 싸움에 용감하니 가히 왕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런 진나라가 천하를 차지하기는 매우 쉬운 일이나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군신들이 능력이 없고 양후가 불충해 좋은 계책을 내지않으며 대왕의 계책에도 잘못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인의 잘못에 대해 알고싶소."
그러면서도 몰래 엿듣는자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 범수는 감히 왕실 내부의 얘기를 하지못했고 우선 왕의 안색을 살피며 외부의 이야기를 했다.
"양후가 한나라 위나라를 넘어 제나라를 공격한다 들었는데 이는 좋은 계책이 아닙니다. 군사를 적게 보내면 제나라를 이길 수 없고 많이 보내도 진나라에 많은 재정적 피해를 끼칩니다."
또한 이웃인 한나라, 위나라와 친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 역시 옳지 못한 방법입니다. 어떻게 옆나라와 친하지도 않으면서 먼너라를 공격하려 하십니까.
엣날 제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해 천리나되는 땅을 얻었음에도 얼마안가 모두 잃었으니 이것은 제나라가 전쟁으로 피폐해지고 군신들이 화목하지 못함을 본 이웃 제후들이 제나라를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대왕께 먼 곳과는 화친하고 가까운 곳은 공격하는 '원교근공'의 계책을 제시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대체로 한나라 위나라가 천하의 중심부에 있는데 왕께서 천하를얻고자 하신다면 마땅히 그들과 친교를 맺어 천하의 중추를 장악하신 후 그 위세를 이용해 마땅히 초나라와 조나라를 공격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초나라, 조나라와 화친을 해야합니다.
그 두 나라가 진나라에게 붙으면 제나라가 당연히 두려워할 것이므로 제나라는 저희에게 붙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3국가가 저희와 동맹을 멪게된다면 한나라와 위나라는 진나라의 포로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범수의 외교근공으로 한나라와 위나라는 진나라의 대대적인 침공을 받았고 진나라는 동쪽으로 크게 영토를 넓힘에 비로소 중원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한다.
4. 외척을 제거하다.
범수는 그 뛰어난 재능으로 소양왕에게 점점 총애를 받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동안 외척세력의 눈치만 봐왔던 범수가 드디어 소양왕에게 외척세력 정리할 것을 간한다.
"신은 진나라에 태후와 양후에대한 이야기는 들었으나 왕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자고로 나라를 다스리는 권한, 생사여탈의 권한, 국가의 계책을 결정하는 모든 권한은 왕에게 있는 법임에도 태후는 왕을 쳐다보지도않고 정사를 제멋대로하고 있습니다.
양후는 외국으로 사신으로 다녀와도 제대로 보고조차 하지않고 천하의 제후들과 멋대로 협약을 맺을 뿐아니라 전쟁에서 이기면 정복한 땅을 모두 자신의 영지로 삼고있습니다. 신하가 존귀해지면 대체로 군주는 낮아지는 법입니다.
심지어 지금 진나라의 모든 고관대직들부터 왕의 측근에 이르기까지 양후의 사람이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앞서 하, 상, 주나라 3개 왕조가 망한 이유는 군주들이 정사를 온통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자신들은 방탕한 생활을 즐겼기 때문인데,
정사를 돌보는 사람들이 인재들을 미워하고 아랫사람을 조정해 윗사람의 눈과 귀를 멀게하며 자신을 위한 계책만을 세웠기에 그들이 망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걱정하는 것은 진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앞으로 대왕의 후손이 아니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알았소"
이에 소양왕은 즉시 태후를 폐하고 양후를 면직시킨다. 또한 양후를 수도 밖으로 거처할 것을 명하여 그 이사를 돕기위해 수레를 보내니 무려 천대가 넘는 수레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진나라 재상이었던 양후가 물러나고 마침내 오줌보 굴욕까지 겪었던 범수가 재상에 오르게 되었다.
5. 복수
진나라의 재상이 되며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권세와 부를 얻은 범수였으나 오줌보의 치욕은 그에게 씻을 수 없는 크나큰 아픔이었다.
한편, 진나라가 다시 위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하자 위나라가 진나라로부터 급히 사신을 보내는데, 그 사신이 하필 옛 범수의 상관이자 제대로 범수를 물먹인 '수가'였던 것이다.
그러나 범수는 진나라에서 계속 '장록'이라는 이름을 써왔기에 위나라는 그가 범수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이에 수가가 온다는 정보를 접한 범수는 거지처럼 옷을 입고 몰래 수가의 숙소에 들어가 그를 만난다.
수가가 크게 놀라며 이르길,
"범수, 그 동안 탈없이 잘 지냈는가?"
"그렇습니다."
"그대가 진나라에 온 목적은 유세를 하기위해선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위나라 재상에게 죄를 짓고 도망쳐온 몸인데 어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있나?"
"남의 집에서 품팔이나하며 지냅니다"
그러나 한떄나마 정은 있었는지 수가는 초라한 범수의 모습을 보고 위로의 말과 자기가 가지고있던 두루마기 한벌을 범수에게 주었다.
수가가 다시 물었다.
"진나라에 장씨 성을 가진 재상이있다는데 그대는 알고있는가? 내가 지금 중대한 일로 진나라에 왔는데 일이 되고안되고는 그 분에게 달려있네. 만약 알면 다리를 놓아줄것을 부탁하네."
"저희 주인께서 재상을 잘 알고 있으니 제가 그분에게 부탁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범수는 자신이 마부가 되어 수가를 수레에 태우고 진나라 재상의 관저로 향했으나, 범수를 알고있던 사람들이 미리 몸을 피하는 것을 보고 수가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도착 후 범수가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재상께 알리겠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수가는 문지기에게 물었다.
"범수가 나오질않는데 어찌된 일이오?"
"여기에 범수란 사람은 없소."
"아니, 그 사람은 나와 같이 수레를 타고와 관저로 들어간 사람이란 말이오."
"그 사람이 바로 장록 재상이십니다."
엄청난 사실에 수가는 패닉상태가 되었고, 이때 범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과 접견을 하고있었는데 수가가 머리를 땅에 조아리며 범수에게 사과를 청하니, 범수는
"그대는 죄가 많으나 내가 죽이지 않는 이유는 옷을 건내준 그 모습이 옛정이나마 잊지않은 것을 보았기 떄문이라! 그대를 풀어주는 것이다!"
라며 과거의 당했던 치욕에 비해 비교적 굉장히 관대하게 수가를 용서한다.
그 이후, 수가가 범수에게 작별을 고할려는 찰나 때마침 각국의 사신들을 초대해 성대한 연회를 벌인 범수는
수가의 앞으로 말먹이 여물을 가져오게해 사람을 시켜 그의 양쪽 겨드랑이를 붙잡아 강제로 먹여버린다.
이처럼 한번 당한 모욕은 절대 잊지않는 범수였으나 은혜를 갚는데 있어서도 잊지 않았으니, 한끼의 밥이라도 얻어먹었던 자에게는 반드시 은혜를 베풀었다. 또한 소양왕에게 그를 추천한 왕계 역시 범수에 의해 좋은 벼슬을 얻게되었다.
6. 장평대전
동쪽으로 계속 패권을 엿보던 진나라가 드디어 중원의 강자 '조나라'와 한판 붙게 되었다.
조나라의 장평 지역에서 벌어진 이 전투는 양국이 모든 역량을 동원한, 말그대로 총력전이었다.
그러나 조나라의 명장 '염파'는 정면 승부로는 진나라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
자국에서 벌어진 전투이기에 보급의 유리함을 살려서 공격은 하지 않고 오로지 지구전만을 고수하며 말려죽이기 전략에 들어간다.
이런 염파의 우주방어 전략에 진나라의 사령관 '왕흘'은 공세를 퍼부음에도 계속 손해를 보며 꽤나 고전하게 된다.
또한 진나라는 보급에 어려움이 있고 밑의 초나라와도 국경을 접하고 있어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리했으니, 이 총력전을 기획한 범수 역시 패배한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은 물론, 어떤 처벌을 받을지 감히 생각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인내하고 노력하여 쌓은 성공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 범수는 승부수를 띄운다.
바로 많은 양의 황금으로 조나라 사람들을 매수해 유언비어를 퍼뜨리게하니 그 내용이 이러했다.
"진나라가 두려워하는 것은 조사의 아들 '조괄'이 조나라 군의 대장이 되는 것이다. 염파는 싸우기 쉬운 상대라 그는 패배할 것이고 진나라에 항복할 것이다."
조괄은 조나라의 명장 조사의 아들로, 병법에 통달했다하여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나 실전경험이 없기에 대신들과 그의 어머니마저 그를 사령관으로 삼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오로지 수비만하는 왕전에의해 자신의 위신이 떨어지고있다 생각하여 안그래도 왕전에게 큰 불만을 품은 조나라 왕은 이에 현혹되었고, 끝내 왕전을 갈아치우고 조괄을 사령관으로 삼아버린다.
이 소식을 들은 범수는 마침내 전쟁을 끝낼 최후의 카드이자 필승의 카드를 꺼내니 바로,
73번 이상의 공성전에서 단 한차례도 실패한 적이 없었던, 진나라 최고의 명장 '백기'를 총사령관으로 세웠다.(이런 엄청난 전공이 있기에 범수 역시 백기를 꺼려했고 그 둘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백기를 총사령관으로 세웠다는 사실을 비밀로 부치니, 여전히 왕흘이 진나라의 대장인 줄로만 알고있었던 조괄은 자신만만했다.
그렇게 진나라를 깔본 조괄은 끝내 백기에게 패하여 그 몸은 죽고 40만의 병사들도 죽거나 모조리 생매장을 당하니 조나라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범수의 위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자신이 추천한 자들이 적국과 내통하거나 항복하는 등 큰 실책을 저질렀고 이에 자신도 연루될까 두려워한 범수도 결국 주변사람의 권유로 벼슬에서 물러나는 길을 택함으로서 그의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은 끝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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