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고대 그리스 중장보병과 마라톤 전투
그리스의 군인들은 대부분 참정권을 가진 시민이자, 토지를 소유한 자영농민이었다.
군에 소속되어 훈련을 받고 전투에 나가는 것은 시민의 의무 중 하나였고, 복무 시에 사용할 무기와 군장은 사비로 충당해야 했다.
당시 중장보병의 표준 장비는 주무장 2.4m 길이의 창(주무장)과 한손검(보조무장), 청동제 투구, 흉갑, 방패, 정강이받이 등으로 무게는 도합 27Kg, 가격은 황소 여러 마리 값에 해당하는 거금이었다.
당시 특권층인 그리스 시민들은 자기 권리와 재산을 지키고,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개인 무기 및 장구 구입을 꺼리지 않았다고 한다.(전투를 신성시 하거나 노예한테 무기주면 큰일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 듯하다.)
중장보병 병종에는 일반적으로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첫째는 그들 모두는 시민계급으로 동등하게 참여했기에 지휘계통이 없거나 미약했고, 지휘관에게 병사들이 온전히 복종하지 않았다.
둘째는, 엄청나게 무거운 장비 때문에 기동력과 지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셋째는 지휘의 부재와 떨어지는 기동력 때문에 밀집대형(Phalanx) 외에 다른 형태의 전투방식은 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정면 접근전에서는 강한 충격력과 방어력을 가지지만 기동성이 떨어져 옆구리를 돌파당하면 버틸방법이 없고, 대형이 무너졌을 때 재집결도 어렵고, 적이 도망갈 때, 추격할 수 없어 섬멸전 수행 불가 등등의 단점등이 있었다.
이것들만 보면 그리스 중장보병은 단점투성이 병과이겠지만, 사실 그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그리스 중장보병의 대표적인 승리인 마라톤 전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마라톤 전투는 페르시아의 1차 그리스 원정 중, 그리스군이 페르시아군을 마라톤 평원에서 격파한 전투이다.
당시 마라톤 평원에 상륙한 페르시아의 원정군은 보병 2만, 기병 5천의 대군이었다.
반면 그리스(아테네)는 원체 인구가 적어, 노예, 여자, 노인, 아이 등을 빼고나니 당장 가용한 병력은 보병 9천이 전부였다.
병력 차에 위축된 아테네군은 같은 그리스 문명인 스파르타의 지원군을 기다리기 위해 마라톤 평원의 고지에 포진했다.
그런데 페르시아군은 병력 1만을 배에 태워 아테네 도시를 우회 공격하려 했기에 그리스(아테네)군은 병력 열세를 무릅쓰고 결전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마라톤 평원에 포진한 군대는 그리스 중장보병 9천 VS 페르시아 보병 및 궁병 1만 5천이었다.
포위당하는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그리스군은 일단 페르시아군과 같은 길이로 진형을 배치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병력이 적어 통상 사용하던 8오 횡대진을 이루지 못하거나 부대 간격이 넓어져 전투 시 충격력이 떨어지고 쉽게 진영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리스군의 지휘관인 밀티아데스는 과감히 중앙의 진영을 4오로 얇게 하는 대신 좌우 끝의 진영은 8오로 구성했다.
그리스군은 중앙은 천천히, 양 날개는 빠른 걸음으로 페르시아군에게 접근했고, 페르시아군 궁병의 유효사거리인 200m 지점에서 전력으로 돌격, 교전을 시작했다.
그리스군의 얇은 중앙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페스시아군에게 무너졌지만, 그리스군의 강화된 좌우익은 그대로 페르시아군을 좌우에서 쳐 부숴버렸다. 페르시아군은 그대로 무너져 버렸고 그리스군의 승리였다.
전투 직후, 그리스군은 배를 타고 아테네 도시를 우회 공격하기 위해 이동 중인 페르시아군 1만을 막기 위해 서둘러 아테네 도시로 이동했다.
그리스군은 27Kg 군장을 메고 30Km를 3시간에 주파, 배를 타고온 페르시아군보다 먼저 아테네에 도착했고, 페르시아군은 상륙을 포기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또 그리스 군이 이긴거였다.
그리스군의 승리는 무엇보다 획기적인 포진으로 병력차를 극복한 지휘관의 지략이 뛰어나서지만 이용할 만한 지형지물도 없는 평원에서 병력차를 깡으로 극복한 그리스군인의 용기도 높이 살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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