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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부 블로그 '동고동락' august의 군사세계 : https://m.blog.naver.com/mnd9090/221537967519

 

국군이 애용한 소총

현재 모든 나라의 군대는 물론이거니와 소말리아 해적 같은 범죄 조직도 보유하고 있는 무기가 자동소총이다. StG44부터 따진다면 탄생한지 70여년이 넘었음에도 이를 대체할 만한 소화기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SF 영화 속의 광선총처럼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채택한 소총이 아닌 한 앞으로도 상당 기간 더 사용될 것이 확실하다.

국군의 K2소총. 이처럼 제2차 대전 후 자동소총이 대세다.

그래서 기관총 같은 공용화기나 경호, 대테러처럼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총을 제외하고 대부분 병과에서 기본 제식화기로 자동소총을 사용한다. 성능은 물론이거니와 크기나 보급 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자동소총이 등장하기 전에는 임무별로 각기 다른 총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자동소총이 보편화되기 이전인 1950년대까지만 해도 보병은 단발식 볼트액션 소총 또는 반자동소총으로 무장했고 직접 교전을 벌이지 않는 지원병과 같은 경우는 휴대가 편리한 기관단총 등을 사용했다. 모든 임무에서 고르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자동소총과 달리 여타 소총이나 기관단총은 장단점이 뚜렷해서 범용성이 떨어졌다.

M1 카빈은 자동소총 도입 전까지 우리나라 안보를 책임 진 소총이었다.

국군도 마찬가지였다. 창군 이후 1970년대 M16A1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 일선의 주력 소총은 크게 반자동 M1 개런드(Garand)과 역시 반자동인 M1 카빈(Carbine)이었다. 그중 M1 카빈은 지난 2014년까지 예비군 훈련용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국군이 애용한 소총이었다. 생산국인 미국 다음으로 많이 사용했을 정도로 우리와 궁합이 잘 맞았다.

 

작고 가볍게

M1 개런드는 현재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취급 받지만 적어도 제2차 대전 당시만 해도 이에 필적할 만한 소총은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미국 병사들이 M1 개런드에 만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화력이 강해도 지원병과는 물론 전투병과라도 총격전을 벌이는 일은 드문 포병, 기갑 같은 병과 등은 무겁고 긴 M1 개런드 대신 기관단총을 사용했다.

M1 카빈으로 무장한 남베트남 여성민병대. 가벼워서 동양권에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기관단총은 비싼데다가 무거웠다. 결국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도 편리한 새로운 보조 소총이 필요했다. 사실 유사 이래 모두가 그런 소총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런 복잡한 조건을 완벽히 만족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오늘날 자동소총이 대세가 된 이유가 그나마 그러한 대부분의 조건을 어느 정도 이상은 충족했기 때문이다.

미군은 200미터 정도의 유효사거리를 갖춘 강력한 보조 소총의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 결과 핵심은 총탄으로 귀결되었다. 소총탄을 사용하면 크기가 커져야 했고 기관단총처럼 권총탄을 쓰면 화력이 감소되므로 이에 맞는 새로운 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30구경 카빈탄과 이를 사용하는 하는 M1 카빈이 개발되었다.

서울 수복 당시 M1 카빈으로 교전 중인 미 해병대원

원래 카빈은 기병이 사용하던 소총을 의미한다. 별도의 소총이라기보다 말에 탑승해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기존에 보병이 사용하던 기존 소총의 총신을 짧게 만든 변형이다. 그만큼 가볍고 짧아 휴대는 편리했지만 대신 사거리, 파괴력, 정확도는 떨어졌다. 이런 단점으로 인하여 제1차 대전을 거치며 기병이 퇴조하자 카빈도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부족했던 화력

미군은 새롭게 개발된 소총이 기병용은 아니지만 휴대성을 강조한 측면이 비슷하다고 판단해서 이름을 M1 카빈으로 명명했다. 그래서 전혀 별개의 소총 임에도 종종 M1 카빈을 M1 개런드의 카빈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연사력은 훌륭했으나 사용하는 30구경 카빈탄이 권총탄을 늘린 형태여서 화력 강화는 실패했다.

M1 개런드와 M1 카빈. 다른 총탄을 사용하는 별개의 소총이다.

그런데 녹이 쉽게 슬지 않는 30구경 카빈탄의 숨은 장점이 해병대의 눈에 들어 왔다. 육중한 군장을 둘러매고 상륙작전을 펼치고 경우에 따라 습한 밀림 속에서도 교전을 펼쳐야 하는 해병대에게 휴대하기 편하고 총탄도 습기에 강한 M1 카빈은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던 것이었다. 덕분에 M1 카빈은 제작 단계부터 해병대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

1941년 개발을 완료한 M1 카빈은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양산에 들어가 일선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소총탄을 사용하는 M1 개런드에 비해 화력과 사거리는 약했지만 그래도 권총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보다는 좋았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량이 이루어졌는데 완전 자동식인 M2 카빈은 종종 자동소총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6.25전쟁 당시 총기 검열 중인 국군. M1919 기관총과 M1 카빈으로 무장했다.

600만 정 이상이 제작되었고 30여 개국에서 사용되었는데 체격이 작은이들에게 적합한 구조여서 특히 동양권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제2차 대전 후 자동소총이 등장하면서 M1 카빈은 급속히 도태되었다. 화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끝내 발목을 잡은 것이었다. 작았지만 짧고 굵게 흔적을 남긴 소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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