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나오에 카네츠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
투구 앞에 "사랑"의 문자를 달았던 나오에 카네츠구
츠마부키 사토시가 주연한 NHK대하 드라마 "천지인"에서 일본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는다.
이 이야기는 케이쵸3년(1598) 카네츠구의 주군 우에스기 가게카쓰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아이즈 120만석에 가증되고 영지를 옮긴 이전 해에 일어난 사건이다.
카네츠구도 가게카쓰도 에치고에 있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카네츠구의 가신 산호지 쇼조(三宝寺勝蔵)가 사소한 시비로 하인 고스케(五助)를 죽였다.
당시 무사들은 길가다 평민들이 모욕하면 그냥 죽여도 되는 특권이 있었는데, 부레이우치(無礼討ち)나 키리스테고멘(切り捨て御免)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 일을 알게 된 분노한 고스케의 유족들이 카네츠구를 찾아왔다.
재정을 맡았을 카네츠구는 "돈이라도 주어 잘 달래고 싶다."라고 생각했는지 정중하게 이들을 대하며 은 20장을 두둑히 건네고 관계자를 처벌할 것을 약속했다.
허나 그런 자자세로 나오는 카네츠구가 만만하게 보였는지 유족들이 납득하지 않았다.
'보상은 필요없으니 죽은 사람을 살려내라.'
라고 하면서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죽었으니 이제 와서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고 말해도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
잠깐!
이때, 여러분들이 나오에 카네츠구라면 어떤 판단을 했을까?
[1] 유족배상금을 은 20장에서 40장으로 올린다.
[2]고스케의 아들을 무사로 고용하기로 한다.
[3]산호지 쇼조의 아들을 처형하고 퉁친다.
[4]자신의 기량이 재판할 수 없다고 포기하고 주군의 판단을 구한다.
점점 꼬여만 갔다.
유족들은,
"돈이 탐나서 그러는게 아닙니다. 단지 고스케를 되돌려 받고 싶습니다."
라고 헛소리를 하면서 상황은 점점 격해진다.
답답하던 나오에 카네츠구는 갑자기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고스케의 일족들에게
"그래? 이렇게까지 하는데 듣지 않으니, 어쩔 수 없구나, 내가 고스케를 돌려 보낼테니 잠시만 기다리거라."
신하에게 이르길,
"얘야 팻말을 가지고 오너라."
라고 말하면서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간 카네츠구는 무언가 적길 시작했고, 얼마 안되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기다렸구나, 내가 고스케를 되돌려 보내겠다. 나를 따라 오너라."
라고 말하더니 하인 몇 명과 함께 일족을 데리고 어떤 다리에서 포박해버렸다.
다시 일족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내 말을 잘 듣거라. 내가 지금 고스케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 염라대왕에게 소송을 걸려고 한다. 대신 염라대왕에게 문서를 전달할 사람이 필요하다. 수고가 많겠지만, 너희가 염라대왕께 이 문서를 전해줬으면 좋겠구나."
이렇게 말한 다음,
모두 베어 버렸다.
이들의 목은 효수되었고, 목 앞에 세워진 게시판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염라대왕님께.
"최근 고스케가 뜻밖의 일로 인해 죽었습니다. 일족들이 고스케를 되돌려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낼테니 고스케를 살려주셨으면 합니다."
케이쵸 2년 2월 7일, 나오에 카네츠구 올림
이를 본 영민들은 놀랐지만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았고, 영내의 질서는 바로 잡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야사로 취급받고 있다.
에도시대에 쓰여진 연하기담(煙霞綺談)에서 나오는데 일본 학계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오에 카네츠구가 그 상황에 처했다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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