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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 마사무네의 영지, 센다이
다테 마사무네

동양국가 최초로 공식적인 의미의 대규모 사절단을 치초로 유럽에 파견한 다테마사무네와 그가 다스렸던 센다이의 위치이다.

1. 센다이의 영주, 다테 마사무네

일본 혼슈 동북부의 센다이 지역을 지배하던 다이묘 다테 마사무네라는 사람이 있었다.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 쯤의 사람인데, 참고로 이 일본 센다이의 성주는 임진왜란에서도 참전을 했던 사람이다.

1613년 10월 이 일본의 지방 성주는 180명에 달하는 유럽 파견 사절단 , 일본식 한자어로 견구사절단이라 불리는 수백의 사람들을 유럽으로 파견한다. 동양의 국가들중 최초 심지어 중국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일본은 유럽으로 공식적인 의미의 사절단을 파견한 거다.

위 사진들은 로마에 초상화와 기록이 남아 있는 4명의 10대 초반의 일본인 신학생들이다.

 

2. 진짜 일본 최초의 유럽 방문자였던 덴쇼 사절단

근데 이런 대규모 사절단의 파견은 이때가 처음 일지 모르지만 이미 일본의 경우 임진왜란 이전인 1582년 덴쇼 소년 사절단을 유럽에 파견한적이 있다.  공식적인 외교나 정치적 사절단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유학생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거 같다.

아무튼 이 덴쇼 사절단은 10대 초반의 신학생 4명을 포함해서 총 12명 정도가 로마에서 지내면서 3년간 신학을 공부하고 당시 유럽세계의 왕이였던 교황도 만나게 된다.

1590년경 이 덴쇼 소년 사절단은 그들이 유럽에서 익힌 지식들과 유럽에서 수집한 구텐베르그 활자등 새로운 문물을 갖고 귀국하지만, 당시 일본을 다스리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에 평등과 박애를 주장하던 이들의 선교활동이 눈밖에 나게되어 결국 박해를 피해 신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당시 포르투갈의 식민지령이였던 마카오로 떠나게 된다.

견구 사절단이 유럽으로 간 항로

당시 일본에서 출발해 멕시코의 아카풀코를 지나 스페인 세비야와 마드리드를 거쳐서 로마를 지나고 다시 태평양을 거쳐 필리핀의 스페인령을 지나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3. 다테 마사무네는 왜 180명이나 유럽으로 보낸걸까?

1598년 임진왜란은 끝이나지만, 그리고 전쟁의 승패와는 상관없이 일본 내부 권력의 역학구도에는 엄청나게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일단 전쟁전 주류세력이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세력이 임진왠란때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루었기에 세력 자체가 급격히 위축되고, 대신 출병을 거부하면서 변방에서 힘을 비축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력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미 죽었고 그의 가신이였던 이시다 미쓰나리가 도요토미 세력을 이끌게 되는데 여기서 이 미쓰나리라는 인물은 임진왜란에 참전했었고 평양성까지 북상했다가 행주산성 전투에서 권율장군에게 패배를 맛본 그 인물이다.

도요토미의 잔당세력인 미쓰나리가 이끄는 세력은 서군, 도쿠가와가 이끄는 세력은 동군이라고 불리면서 1600년 10월 경에 세키가하라라는 곳에서 전쟁이 벌어진다.

마침내 두 세력이 붙은 것이다. 이 전쟁에서 도쿠가와의 동군은 크게 승리하고 도요토미의 잔당들인 서군의 장수들은 모두 숙청된다.

일본의 모든 영주가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서 붙었던 대규모의 전쟁이었으며, 임진왜란이 끝난후 불과 10년정도 만에 일본이라는 나라는 자국에서 큰 내전을 벌였던 것이다.

다테 마사무네는 이 당시 승리한 동군에 참전하였지만 전쟁과정에서 큰 공적으로 올리지 못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다테 마사무네의 야심을 알고 있었기에 전쟁 이전에 약속했던 100만석 대신 60만 여석정도만 받을수 있는 센다이의 번주정도로만 인정을 해주게 된다.

한마디로 다테마사무네는 전쟁 후 논공행상(공적에 따라 성과 지급)에서 찬밥 신세가 된거고, 이 찬밥 신세를 만회하려고 그가 유럽에 통상을 위해 파견한게 견구 사절단이다.

또 일본이 사실상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완전히 통일을 해버린 상태로 가니깐 더이상 내부 투쟁을 통해서 땅을 늘리거나 막대한 부를 쌓기가 어려워,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린거다.

그밖에 그의 개인적인 성향도 평소 남만무역(동남아 무역 및 동남아를 통한 서양과의 교역)에 관심이 많았고 유럽출신 백인여성을 첩으로 두고 있었으며 유럽의 사치품들을 즐겼다고 한다.

산후안 바티스타호

견구 사절단이 이용했던 서양식 갈레온선인 산후안 바티스타호를 재현한 것이다.

 

4. 어떻게 180명이나 되는 인원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서 유럽으로 갈수 있었을까?

지금 현대적인 관점에서야 180명 정도 되는 인원이 유럽이나 중남미를 가는것은 사실 돈만 있으면 되고 별로 그다지 큰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17세기 정도의 기술로는 이건 엄청난 일이다.

현대 미국에서 우주인을 달나라에 보내는것 만큼은 안되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로켓엔진 개발해서 인공위성 자력으로 쏘는거 정도에는 비견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사진에 나온 산후안 바티스타 호는 일본에서 스페인 기술자의 감독하에 만들어진 서양식 범선인데 저 배를 만드는데 4천명 이상의 인부가 동원되었고 6개월의 작업기간이 걸렸다고는 한다.

배의 크기는 500톤 정도로 현대의 무역선들 보다는 당연히 작지만 당시 일본이 동남아 무역에 사용하던 슈인선이 보통 200톤 미만인것을 감안하면 당시 17세기 일본이 만든 최대 규모의 배라고 보면된다.

또 단순히 배의 크기를 떠나서 저 배는 태평양을 건널수 있는 배였다는 거다.

스페인 측의 기록에 따르면 이 배에는 180명이 탑승했고 미야기현 이시노 마키에서 1613년 10월에 출항해서 3개월후에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의 아카풀코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짧게 지내다가 육로로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베라쿠르즈로 이동한 후, 1614년 10월 스페인의 함대를 타고서 4개월 정도 후에 스페인의 세비야항에 도착한다.

그리고 2개월 후에는 스페인의 마드리드까지 방문해서 당시 스페인 황제였던 펠리페 3세를 만났고 최종적으로 로마에 방문해서 교황 바오로 5세를 만난다.

17세기 교황을 만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화가에 의해 초상화가 그려진 하세쿠라 쓰네나가 이 그림은 동양인을 모델로한 세계 최초의 유화다.

 

5. 실무자였던 하세쿠라 츠네나가와 루이스 소테로 그리고 비스카이노

(1)하세쿠라 츠네나가

하세쿠라 츠네나가는 센다이의 영주인 다테 마사무네의 충직한 가신이였고 임진왜란에도 그의 주군인 마사무네를 모시고 참전했었다.

마사무네가 총력을 기울이고 막부가 인정한 견구사절단을 이끌고 유럽을 방문했고 로마에 머무는 동안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대표사절로서, 인정을 받고 현지에서는 당시 유럽의 귀족들에 준하는 대우를 체류기간 동안 받았으며 교황으로부터 로마시민권도 받는다.

(2) 루이스 소테로

1603년에 일본에 건너가서 포교활동과 함께 어학의 재능을 살려 막부의 유력자들과 교류했다.

다테 마사무네의 지원을 받아 오우슈 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했고 1613년에 견구 사절단에 합류해서 하세쿠라 츠네나가와 함께 멕시코를 거쳐서 유럽으로 항해한다.

1622년에 기독교가 금지된 상황에서 포교를 위해 나가사키에 밀입국 했다가 잡혔도 2년 뒤에 사형당한다.

 

(3) 비스카이노

1611년에 스페인령 멕시코의 대사로서 일본을 방문했다.

다테 마사무네, 도쿠가와 이에야스등과 접촉했고 그가 일본으로 타고온 배가 폭풍우로 파괴되서 돌아 갈수 없게되자 다테 마사무네와 막부의 지원으로 일본인들이 만든 서양식 범선인 산후안 바우티스타호를 타고 유럽에 파견되는 견구 사절단과 함께 태평양을 건넜다.

비스키아노는 뛰어는 항해술을 갖고 있었기에 사절단의 여행에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180명의 사절단은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 아카풀코에 도착한후 도보로 대서양 연안의 항구인 베라쿠르즈까지 이동해 스페인 함선에 탑승한다.

 

6. 견구 사절단의 업적

1615년 1월 츠네나가가 이끄는 견구 사절단은 스페인 국왕 펠리페 3세를 마드리드에서 만나는데 성공하고 그의 주인인 다테마사무네가 보낸 서신을 전하는데 성공한다.

서신의 내용은 선교사를 파견해달라는 것과 센다이와 멕시코간의 무역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였다.

스페인 국왕으로 부터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는데 성공했고 스페인 국왕과 프랑스 왕비의 참관하에 기독교식 세례도 받았다.

이들의 유럽방문  이야기는 1615년 다테 마사무네 견사록이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와 독일등에서 출판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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