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동의 전쟁무기에 사용된 과학기술(2편)
1. 아시리아 제국
현재의 그리스 지역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 사람들'의 침략으로 히타이트 제국은 멸망한다.
이집트는 지리, 환경적 영향으로 멸망은 면했으나, 상당한 피해를 입는다.
바다 사람들은 정복이 목적이 아니라서, 약탈만 하고 다시 바다 건너 돌아갔는데, 이때 히타이트 제국의 동쪽에 위치한 덕분에 바다 사람들의 공격을 피한 '아시리아(ASSYRIA)'는 히타이트랑 이집트가 쇠락한 틈을 타서 중근동의 패권을 차지한다.
기원전 10세기, 이 바다 사람들의 등장 전후로 중근동은 청동기시대가 막을 내리고 '철기시대'가 개막한다.
아시리아는 이 철기 제작술을 재빠르게 취득한다.
그리고 전차 하나만 믿고 멸망해버린 히타이트를 보고, '결정적 무기'를 손에 쥐었다고 방심하다간 같은 꼴이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아시리아는 중근동 전역에 과학자와 기술자를 전부 불러모아 군사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전쟁무기 개발을 위한 투자는 아시리아가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마차에서 전차로,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데 긴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아시리아는 관련 부처까지 신설할만큼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그 성과는 곧바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일단 아시리아는 약 3만명 이상의 상비군 병력을 보유했으며, 유지에 필요한 경비를 정복과 약탈로 충당했으며, 국가 유지에 필요한 농업에 필요한 인력은 전쟁 포로, 노예들로 충당했다.
아시리아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했는데,
1.볼록 방패 :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방패의 모양으로, 아시리아가 처음 개발한 형태이다. 볼록형태가 날아오는 무기를 튕겨내기 가장 좋은 형태라는 걸 발견한 것이다.
2. 몸통보호용 철제갑옷
3. 군화
4. 개량된 합성궁
5. 원뿔형 철제투구 : 높은 탄도를 그리며 떨어지는 화살은 위력도 크기 때문에 원뿔형 및 안면을 보호할 수 있는 형태의 철제투구도 고안했다.
즉,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고대부터 중세의 병사들의 군장비들이 기원전 1,000년 경 아시리아에서 이미 개발 된 것이다.
그러나 아시리아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헬레폴리스' 다.
공성전 시, 사용하는 이동식 망루이다.
아무리 병사들 장비와 기량이 우수해도, 이집트와 같이 당시 피라미드 만들 정도로 발달한 건축공학을 가진 국가들은 성벽을 높이 만들어 방비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아시리아는 공성전때 성벽을 한 방에 무력화시켜버릴 가공할 무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아시리아가 만든 헬레폴리스는 높이가 무려 30미터였고, 네 개의 거대한 굴림대 위에 설치했다고 한다.
워낙에 크고 무거웠으므로 전복시키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너무 크고 무거워서 기동시, 수백명을 동원해야 했지만 일단 성벽에 접근하면 공성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와 동시에 성문을 부수기 위해 여섯 개의 커다란 바퀴를 단 충차, '파성퇴'도 만들었는데 상하좌우 조절도 가능해서 성문에 충격을 주기 좋도록 각도도 조절하는 것이 가능했다.
일단 공성전에서 패퇴되면 그 도시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아시리아에게 자비란 없었다.
3만명의 상비군을 유지할 비용 마련의 이유도 있지만 공포심을 이용해 다음 공격목표가 알아서 성문을 열게 만들려는 전략적인 이유도 있었다.
전시효과를 위해 머리만 잘라서 쌓아놓고, 산 사람을 꼬챙이로 꽂거나 말뚝을 박아서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어린이와 부녀자를 태워죽이는 등의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
아무튼 이런 만행들을 전승기념비에 기록해서 곳곳에 세워뒀으니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워했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리아의 획기적인 무기와 3만명의 정예병, 그리고 공포전술로 인해 아시리아는 이집트,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팔레스타인까지 중동 전역을 정복한다.
현대로 치면 이라크, 이란,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을 모조리 다 정복한 것이다.
하지만,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동을 제패한 아시리아도 내부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황제 자리를 둘러싼 내분, 바빌로니아를 중심으로 한 고등 문화를 가진 피지배민족들의 계속된 반란, 재정 고갈등의 이유로 4개로 분할되었다가, 기원전 610년쯤 완전히 멸망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신바빌로니아 제국이 들어선다.
아시리아는 멸망했지만, 그들이 남긴 유산은 사라지지 않았다.
뛰어난 전쟁무기를 만드는 것은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연구와 개발이 필수라는 깨닫게 된다.
아시리아의 위력을 체험한 통치지들은 이 깨달음을 잊지 않았다.
'5분 재미있는 역사 상식 > 5분 재미있는 세계사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사]그루지아가 조지아가 된 이유 (2) | 2019.08.03 |
---|---|
[중국사]명나라를 끊임없이 괴롭힌 일본 해적, 왜구 (0) | 2019.08.03 |
고대 중동의 전쟁무기에 사용된 과학기술(1편) (0) | 2019.08.02 |
[유럽사]억울하게 단두대에 올라야했던 한 여인, 마리 앙투아네트 (0) | 2019.07.31 |
[일본사]에도막부 시대의 해상무역, 슈인선 무역 (0) | 2019.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