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지상 생물들을 알아보자
우리는 이미 많은 생물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세상은 넓기에 누구든 아직 생소한 녀석들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뭐 모르는 생물이 많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 앞으로 그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흥미로움은 실로 큰 행복이 돼 줄 테니 말이다.
다큐를 즐겨보는 나로선 그 즐거움을 특히 잘 알고 있기에 지금부터 내 판단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생물 10종을 골라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는 아이아이(Aye-Aye) 원숭이.
여우 원숭이 과에 속하는데 유일하게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발견되며, 아이아이는 현지에서 악마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해도 살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악마라고까지 하기엔 과장이 심한 것 같지만 완전히 틀린 얘기도 아닌데, 정말로 아이아이 원숭이는 손가락을 이용해 먹이를 잡기 때문이다.
아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아이아이는 사냥에 앞서 가운뎃 손가락으로 먹이가 숨어있는 나무를 마구 두들겨 나는 소리의 변화를 통해 나무 속 공간 생김새를 파악한다.
신박하게도 아이아이는 귀를 오므림으로써 유충같이 미세한 먹잇감의 움직임도 간파할 수 있다.
일단 나무에 먹이가 숨어있음이 파악되면 앞니를 이용해 나무 겉부분을 뜯어내고 작은 구멍을 만들고, 그 후엔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구멍을 넓힌다.
자신을 노린다는 걸 아는 유충은 애써 도망가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인데, 아이아이의 긴 손가락이 갈고리 역할까지 훌륭히 해내기에 이내 뽑혀 나오기 때문이다.
톱비늘북 살모사(Saw scaled viper).
아프리카 북부와 중동, 인도의 사막과 바위산에 주로 서식하며 매년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는 주범이다.
낮 시간에 이 살모사와 마주치긴 쉽지 않은데 해가 떠있는 동안은 뜨거운 햇살을 피해 모래 속에서 숨어 지내다가 주로 밤에 사냥에 나서는 녀석의 습성 때문이다.
쓰윽 쓰윽하는 소리가 들릴텐데, 톱비늘북 살모사의 특이점은 바로 이 소리이다.
적의 위협을 받으면 녀석은 톱니 모냥의 몸을 문질러대는데, 그 소리가 마치 톱으로 나무를 베는 소리와 흡사하다고 해서 이름도 '톱비늘'북 살모사다.
혹여라도 마주쳤을 때 이 소리를 듣는다면 정말 조심해야 하는데, 1m가 안되는 비교적 작은 몸집이지만 5mm쯤 되는 송곳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액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혈액에 작용하는 이 독은 즉시 피해자의 세포 조직을 망가뜨리면서 심각한 출혈을 일으키는데, 빠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위 사진 속 생물은 팬더 카멜레온(Panther chameleon).
카멜레온 중에서도 팬더 카멜레온은 가장 다채로운 색상을 띠는 녀석이기에 한번 보라고 가져와 봤다.
팬더 카멜레온은 여느 카멜레온처럼 180도 회전하며 좌우 각각 움직이는 눈을 가지고 있기에 수 미터 떨어진 물체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먹이가 되는 곤충들은 빠르게 뛰거나 날기도 하지만 카멜레온의 혀 앞에선 속수무책이 돼버린다.
특수 조직으로 이루어진 카멜레온의 혀는 시속 1600km의 속도로 날아가며 거의 50cm나 되는 거리의 먹잇감도 정확히 낚아 챌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영상 속 알록달록한 개구리는 중남미에 널리 서식하는 독화살 개구리(Poison dart frog).
녀석의 강렬한 색은 무척 예뻐서 주위 동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사실 자길 건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독화살 개구리는 몸 속에 맹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먹잇감으로 곤충을 사냥하는건 여느 개구리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가지고 있는 맹독은 오직 자신을 노리는 천적들을 겨낭한 것이다.
아무리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포식자라 하더라도 배고프다고 독화살 개구리로 배를 채우려하는 건 자살행위인데, 먹는 즉시 개구리의 맹독이 입이나 위장에 난 상처로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심장과 폐를 마비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빨간 애가 스트로베리 독화살 개구리
사실 독화살 개구리는 스스로 독을 만들어내진 못하는데, 그저 먹이로 삼는 곤충들의 방어수단인 독들을 모아서 자기 피부에 있는 독샘에 저장할 뿐이다.
또한 모든 독화살 개구리의 독성이 동일한 것도 아닌데, 서식하는 지역마다 먹이가 다르기 때문에 분비하는 독의 강도도 제각각이다.
실제로 코스타리카에 사는 스트로베리(Strawberry) 독화살 개구리는 구토를 유발하는 정도지만, 콜롬비아 북부의 황금 독화살 개구리는 무려 성인 남성 100명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독을 가지고 있다.
노란애가 황금 독화살 개구리
다음은 스피팅 코브라(Spitting cobra).
아주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마치 저격수처럼 적에게 뿜어 낸다.
약 1.5m 길이의 스피팅 코브라는 자바에서 알로르까지, 즉 인도네시아 남부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농장과 들판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 내에서도 종종 발견되곤 한다.
스피팅 코브라는 사냥 시 다른 독사들처럼 속에 관이 있는 독니로 먹잇감에 신경독을 주입하지만, 특이하게도 여러번에 걸쳐 공격을 퍼부으면서 보다 먹이를 정신 못 차리게 한다.
그리곤 점점 독이 퍼져 죽어가는 먹이를 지켜보면서 수분 내로 숨이 끊어지길 기다린다.
스피팅 코브라가 독 뿜는 장면은 0:27초 부터이다.
녀석은 위협 받는다고 느끼면 머리를 곧추 세우고 갈비 뼈와 머리 뒤 피부를 펼치며 스스로를 더 크고 강하게 보이도록 특유의 코브라 자세를 취하며 경고하는데, 그래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면 상대에게 직접 독을 쏴버린다.
머리 쪽에 위치한 독샘 근육을 수축시키며 그 압력으로 발사시키는 독은 꽤 멀리 날아가서 최대 2m 거리까지도 닿을 수 있다.
스피팅 코브라의 독은 피부엔 작용하지 않기에 주로 적의 눈이 겨냥하게 되는데 그 정확도는 놀라울 정도이며, 뿜어낸 독은 희생자의 각막을 빠르게 태우며 찌르는 듯한 고통을 유발시키며 실명에 이르게 한다.
시파카(Sifaka) 원숭이.
뛰는 모습이 특이해서 사람들은 이를 시파카의 춤(Dance of Sifaka)이라고 부른다.
이 호기심 많은 동물은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며 주로 나무에서 생활하는데, 다른 유인원들관 다르게 나무 사이를 넘나들 때 몸을 바로 세운 채로 튼튼한 뒷다리를 이용해 뛰어 오르곤 한다. 놀랍게도 이 방법으로 10m가 넘는 거리까지도 닿을 수 있다.
또한 시파카 원숭이는 앞발과 뒷발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가죽 덕분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있는 나무에도 거뜬히 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늘어진 앞다리 가죽은 여러모로 유용한데 활공을 보조하고 이른 아침 일광욕에서 최대한 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파카 원숭이는 셋에서 많으면 열 마리까지 작은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규칙이 있는데 수컷들은 여러 무리를 옮겨다니는 것이 허용되지만, 암컷은 오직 한 무리당 하나만 속해있으며 모든 번식을 도맡아 담당해야 하며, 태어난 새끼는 대략 3년 간 어미와 같이 생활하다가 자신이 속할 새 무리를 찾아 떠나야 한다.
뿔 도마뱀(Horned Toad).
뿔 도마뱀은 흔히 뿔 개구리 뿔 두꺼비라고도 불리지만 사실 양서류가 아니라 파충류이다.
녀석은 주로 수확 개미를 먹고 사는데 사냥 방법에 있어서는 달리 특별할 게 없으며, 그저 먹이를 운반하는 개미 떼가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핥아 먹을 뿐이다.
뿔 도마뱀의 기이한 능력은 위급할 시 발휘되는데, 이는 눈 주위의 얇은 핏줄을 압박하여 터뜨린 다음 내뿜는 혈액 스프레이다.
녀석의 피는 보기에 불쾌할 뿐 아니라, 코요테 같은 개과 동물들이 싫어하는 화학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에 천적들로부터 방어에 안성맞춤이다.
다음은 주로 태평양 북서부에 서식하는 두껍 영원(Rough skinned Newt).
이 영원의 피부 분비선에서는 치명적인 박테리아가 분비되는데, 여기서 생성되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은 근육을 마비시키고 횡경막과 심장을 멈추게 하는 무시무시한 독소이다.
덕분에 자기 천적들보다 훨씬 큰 동물도 죽일 수 있어.
두껍 영원은 위협을 감지하면 배를 젖혀 주황색 배 부분을 드러내는데 이는 함부로 덤비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이며, 실제로 가터(Garter) 뱀 같은 몇몇 포식자들은 두껍 영원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그 즉시 꽁무니를 빼곤 한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미련한 놈은 있기 마련인데, 아래 영상은 겁도 없이 두껍 영원을 집어 삼킨 황소개구리(Bull Frog)의 최후를 보여주고 있다.
황소개구리 등장 장면은 1:35초부터인데, 죽은 황소개구리 시체에서 유유히 빠져나오는 영원을 볼 수 있다.
길라 몬스터(Gila monster)라고도 불리는 미국 독 도마뱀(Heloderma horridum).
미국에서 발견되는 도마뱀 중 유일하게 독을 가지고 있는 개체로 날카로운 아랫 이빨에 독을 주입하는 관이 있다.
서식지는 네바다 주 사막과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 멕시코 주 그리고 멕시코까지 꽤나 광범위하다.
교미 중인 길라 몬스터
미국 독 도마뱀은 수명의 98%를 지하굴에서 보내는데, 일단 모습을 나타내면 검고 분홍빛을 띄는 피부 때문에 쉽게 눈에 띄게 된다.
이 피부는 마치 갑옷처럼 단단해서 천적인 뱀이나 맹금류 등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데 꽤 효과적이다.
다행스럽게도 미국 사람들이 이 녀석을 만나는 일은 무척 드물지만, 하지만 혹여라도 마주쳐서 물리게 되면 그 독 때문에 출혈과 구역질, 심한 구토증세를 겪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생물은 바로 화식조(Cassowary)이다.
주식으로 과일을 먹으며 호주와 뉴기니에 주로 서식하는 이 새는 그 키가 거의 2m에 달하며 몸무게는 60kg까지 나가는 거구를 자랑한다.
화식조는 날지 못하지만 대신 시속 50km의 빠른 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새끼 화식조
녀석이 지니는 치명적 무기는 바로 13cm의 길고 탄탄한 발톱인데, 이 발톱은 한번만 휘둘러 맞아도 생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질만한 위력을 가진다.
화식조는 포식자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가끔 이 새의 힘을 과소평가하며 장난을 거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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